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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선에서 소외된 기후변화·환경오염 문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끈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쉽게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진행되던 바이든 행정부의 수많은 정책이 내년부터는 뒤집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대체에너지와 기후변화, 환경정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기후변화와 자연재해가 발생한다며, 전기차와 태양열 에너지 산업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야심 차게 추진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유세 과정에서 IRA를 ‘신종 녹색 사기’로 규정하며, 당선 후 이를 폐기하고 예산을 모두 환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유권자들조차 이번 선거에서 기후변화와 대체 에너지 문제는 뒷전으로 밀어놓았다. 지난 10월 9일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기후변화 이슈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유권자는 21%에 불과했다. 과반이 넘는 52%는 경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꼽았고, 민주주의, 테러리즘과 국가안보, 대법관 임명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이러한 무관심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들버리 대학 교수이며 ‘서드 액트’의 창립자인 빌 맥키븐은 “향후 몇 년 동안 극지방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라며 “2024년 미국 대선 결과가 향후 100만 년 동안 지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키븐 교수의 말이 과장처럼 들린다면, 최근 일어난 자연재해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노스캐롤라이나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헬렌’은 227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재산 및 농업 피해액은 9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 지역에 전기가 복구되는 데 19일이 걸렸고, 200년 된 나무들이 있는 원시림이 황폐해졌다. 애쉬빌의 주요 관광명소인 노스캐롤라이나 수목원은 2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잃었다.   조지아주를 비롯한 미국 남부 지역도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루이지애나주의 경우 ‘암 골목(cancer alley)’이라 불리는 지역의 악명이 높다. ‘암 골목’은 뉴올리언스와 배턴루지 사이 미시시피강 연안을 따라 약 137km에 걸쳐 있는 지역을 일컫는다. 2023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됐던 샤론 라빈에 따르면  이 지역 주민들은 200여 개의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시설에 인접해 살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암, 천식 발병률과 산모 사망률이 높고,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문제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이유는 평범한 일반 노동자들의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LA 차이나타운에 기반을 둔 동남아시아 커뮤니티 연합(Southeast Asian Community Alliance)의 시시 트린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공장,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기후변화는 사치”라며 “평범한 사람들 앞에 놓인 실제적 위협부터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해 대선에 IRA를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 해리스 부통령이 패배한 것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가 평범한 유권자들에게는 잘 와 닿지 않는 이슈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환경 및 기후변화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관심을 끈다. 특히 한인들의 경우 IRA로 미국에 설립된 현대 전기차공장, 한화 태양열 전지 공장 등에 주어질 혜택이 계속될지, 아니면 중단될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새롭게 바뀔 환경 및 기후변화 정책이 한인 경제와 커뮤니티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기후변화 환경오염 기후변화 이슈 에너지 문제 대선 결과

2024-11-13

[J네트워크] 폭염·폭우가 뉴노멀…진영논리 설 자리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에서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사막 지역 ‘데스 밸리’. 북미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이곳을 여름에 차를 몰고 갈 때 제한속도를 안 지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한낮 기온 섭씨 50도를 넘는 폭염 탓에 도로가 불판처럼 달궈져 타이어가 펑크 날 수 있어서다.   데스 밸리에서 폭염이 ‘낭패’ 수준을 넘어 인명 사고를 부르는 일이 근래 잦다. 지난해 6월 이곳에서 한 60대 남성이 차 기름이 바닥나자 도움을 청하려고 도로를 걷다 폭염을 견디지 못해 쓰러져 숨졌다.     지난 3일에는 또 다른 60대 남성이 에어컨이 고장 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은주가 연일 역대급으로 치솟는 요즘 미국 일기예보 지도를 보면 서부·남부는 기록적인 폭염을 나타내는 보라색·적색으로 벌겋게 물들어 섬뜩한 느낌을 줄 정도다.   북미 대륙 한쪽이 펄펄 끓는 반면 미 북동부는 전례 없는 폭우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 15일 펜실베이니아주 벅스카운티 어퍼메이크필드에서는 집중호우로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차 11대가 침수됐고, 나중에 시신 5구가 발견됐다. 버몬트주에서는 2개월치 내릴 비인 200㎜가 지난 10일 하루 만에 쏟아졌다.   살인적인 무더위와 폭우가 동시에 오고 가뭄·홍수·산불이 일상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인 날씨가 뉴노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공개된 AP통신 여론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의 조 바이든 정부 지지도가 크게 갈리고 낙태·총기정책을 놓고도 진보와 보수 진영이 양극화했는데, 유독 기후변화 정책을 놓고는 찬성률이 민주당(56%)과 공화당(54%) 지지층 모두 과반을 기록했다.     전임 트럼프 정부 때만 해도 탄소배출 저감 정책을 대놓고 무시하는 등 기후변화 이슈가 정쟁 소재가 되곤 했다. 하지만 미국인에게 현실로 다가온 기후변화 이슈 앞에 첨예한 진영 논리도 더는 힘을 못 쓰는 것 같다.   지난해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로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올해는 청주 오송 지하차도가 비극의 현장이 됐다. 여야가 정쟁 중단을 외치며 수해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소식이 들린다.     정쟁 중단만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과거의 관성적인 대응만으로는 극한 기상이변이 뉴노멀이 된 시대에 맞설 수 없다.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당장 할 일부터 중장기 플랜까지 촘촘히 담은 기후변화 대비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형구 / 워싱턴총국장J네트워크 진영논리 뉴노멀 기후변화 정책 기후변화 이슈 정부 지지도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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